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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 마법학원

프롤로그 속 장면 2: 루크는 내가 지킬거야

2 / 8 챕터

연금술사 엘리오 플라메스

우리의 연금술 선생님이 되실 엘리오 선생님을 만난 지 몇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오후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엘리오 선생님과 직접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본격적인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은 나와 마이라를 더 알고 싶으셨던 것 같다. 아버지와 함께 거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엘리오 선생님은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루크, 그리고 마이라…? 너희는 연금술이 무엇인지 알고 있니?”

나는 나름의 자신감으로 대답했다.
“연금술은 물질을 창조하는 기술이에요.”

하지만 그 다음 순간, 옆에서 들려온 마이라의 목소리에 나는 잠시 당황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이에요!”

그 말에 엘리오 선생님의 미소는 조금 더 깊어졌고, 아버지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마이라가 아직 연금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후후...”
엘리오 선생님은 낮은 웃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둘 다 맞췄구나. 연금술은 모든 물질을 창조하는 기술이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도 당연히 만들 수 있지. 연금술은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기적이란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한마디에는 연금술의 위대함을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엘리오 자신이 연금술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무게감이 담겨 있었다.

마이라는 그의 대답에 기뻐하며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럼, 저도 연금술로 무지개 지팡이를 만들 수 있어요?”
“무지개 지팡이?” 엘리오 선생님이 흥미롭다는 듯 되물었다.
“네! 아빠가 쓰는 것처럼요! 그것보다 더 반짝이게요!”

이번엔 아버지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마이라, 연금술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하지만 엘리오 선생님께 배우다 보면 네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걸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단다.”

엘리오 선생님은 잠시 말을 멈추고 미소 지으며 마이라를 바라보았다.
“마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빛을 만들고 싶어 하는구나. 정말 멋진 일이 되겠구나. 내가 도와주마.”

마이라는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적대감을 보였던 태도를 잊은 듯, 그의 말에 눈을 반짝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오 선생님은 이번에는 나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그럼, 루크. 너는 연금술을 배우면 무엇을 하고 싶니?”

그의 눈빛은 따뜻하면서도 진지했다.
“저는 마이라와 아버지에게 아름다운 지팡이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어머니에게는 반짝이는 보석을 선물로 드릴 거예요.”

나는 말을 멈췄다가, 조용히 덧붙였다.
“그리고 이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필요한 선물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엘리오 선생님은 잠시 할말을 잃은 것 처럼 보였다.

마이라는 내 대답을 듣고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빠가 진짜로 그런 선물을 만들어주면, 내가 그 지팡이로 오빠를 지켜줄게!”

“좋아. 기대할게.”

나는 마이라와 웃으며 서로 손을 맞잡았다.

엘리오 선생님은 우리를 보며 미소 지었다. 그의 표정에는 따뜻한 격려와 함께, 무언가 더 깊은 생각이 담겨 있는 듯했다.

< 마이라 시점 >

우리 집에 엘리오 선생님이 오시기 1년 전쯤의 일이다.

루크는 어릴 적부터 조용하고 유약한 성격을 가진 소년이었다. 다른 또래들처럼 활발하게 뛰어놀지도 않았고, 마을 아이들과 어울리는 일에도 소극적이었다. 때로는 침대에서 며칠씩 누워 지내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유는 잘 몰랐지만 엄마의 말로는 루크의 몸이 약하다고 했다.

마을을 탐험하거나 재미난 놀이를 제안해도 루크는 늘 망설이기만 했다.
‘정말 답답해. 나는 오빠랑 매일같이 신나게 놀고 싶은데….’

결국 두 살 어린 내가 늘 루크를 이끌 수밖에 없었다.
‘내가 자꾸 데리고 나가면, 오빠도 점점 더 건강해질 거야.’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늘 오빠 곁에서 그를 이끌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느꼈다. 루크의 답답한 성격이 가끔은 정말 견디기 어려울 때가 있다는 것을.
‘언젠가는 오빠를 바꿔야겠어. 내가 꼭 바꿔줄 거야.’

평소에는 엄마가 루크 곁을 지키고 계셔서 그를 데리고 나가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오늘은 상황이 달랐다. 엄마가 마을 주민들의 초대에 응해 집을 비웠기 때문이다.

나는 작은 계획을 세웠다.

“오빠, 숲에 가자! 오늘은 오빠가 앞장서야 해!”

맑은 오후였다. 루크는 자신의 방에서 엄마가 놀이용으로 내어준 촉매석 조각을 만지작거리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문 앞에 서서 일부러 생기 넘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루크는 창백한 하얀 피부에, 어리숙해 보이는 순수한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 눈은 그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았다.

“마이라, 어머니가 이 숲은 너무 깊이 들어가면 위험하다고 하셨잖아.”
루크는 조심스레 말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만만하게 숏완드를 꺼냈다.
“걱정 마, 오빠! 나도 아빠한테 시전술을 배웠다구. 오빠가 위험해질 것 같으면, 아빠가 준 이 완드로 한 방에 쓱싹!”

내가 꺼내 든 숏완드는 짧은 몸체 끝에 푸른 보석이 박혀 있어 은은한 빛을 내뿜었다. 그 빛은 마치 마법이 깃든 것처럼 신비로웠다. 아버지가 얼마 전 내 생일에 주신 멋진 선물이었다.

며칠 전부터 나는 루크를 졸라 놀러 가자고 했다. 오늘쯤이면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설 때도 되었다고 생각했다.

결국, 루크는 내 요구에 못 이겨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 그의 팔을 잡아채 밖으로 이끌었다.
나는 저택을 나서 숲으로 향하며 루크 몰래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빠가 진짜 혼자가 되면 용기를 낼지도 몰라.’
나는 흘끗 루크를 쳐다봤다. 지나치게 순수해 보이는 그 눈동자가 어딘가 믿음직스럽지 않았다.
‘숲에 다녀오면 오빠도 조금은 멋있어지겠지!’

숲 속 깊숙이 들어왔다. 이제 계획을 실행할 때다.
‘괜찮겠지?’

발끝이 떨렸다.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 나는 스스로를 설득했다.
‘엄마는 오빠를 너무 감싸기만 해. 내가 오빠를 바꿔줄 거야. 이건 오빠를 위한 일이야.’

나는 슬쩍슬쩍 루크의 눈치를 살피다가, 들고 있던 숏완드를 루크의 손에 억지로 쥐여주었다.
“이거 오빠가 갖고 있어. 잠깐만이야.”
그리고 기회가 왔다 싶을 때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달렸다.

“마이라!? 어디 가!?”

루크는 나를 따라오려 했지만, 이내 포기한 듯 보인다. 내가 워낙 재빠르게 달려나가 따라갈 엄두가 나지 않았을거다.

“이제 오빠도 용감해질 거야!”
루크를 두고 온 방향에 외쳤다.

시간이 지나 해가 저물 무렵, 숲 밖에서 기다리던 나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오빠가… 너무 오래 걸리네?”

처음엔 단순히 더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혹시 루크가 위험에 처한 건 아닐까? 걱정이 밀려온 나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안 되겠어. 내가 가봐야 해.”

나는 서둘러 숲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어둠이 내려앉은 숲은 사방이 분간되지 않을 정도로 캄캄했다.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루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윽!!”

그때, 멀리서 들려온 비명 소리에 온몸이 굳었다. 분명히 루크의 목소리였다.
“오빠!”
나는 머릿속이 하얘진 채 비명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나는 루크를 보았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커다란 늑대 세 마리가 위협적으로 서 있었다.
세 쌍의 노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빛났다. 늑대들의 낮고 깊은 으르렁거림이 공기를 찢었다. 그들의 날카로운 이빨이 빛을 받아 반짝였고, 나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루크는 내가 쥐여주고 간 숏완드를 두 손으로 움켜쥔 채 늑대들과 마주하고 있었지만, 그의 온몸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완드 끝의 푸른 보석은 아무 빛도 내지 않았다.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듯 글썽였고, 서 있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다.

그가 나를 보더니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마이라?! 왜 여기 있어!”
루크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큰일이야! 내가 도와줘야 해!’
나는 머릿속이 하얗게 된 채로 그를 향해 달려갔다.

“마이라! 위험해!”
루크의 외침이 들려왔지만, 그 순간 늑대 한 마리가 나를 보고 날카로운 발톱을 휘두르며 덤벼들었다.
“으악!”
나는 제대로 움직일 틈도 없이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 순간, 루크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몸으로 나를 감쌌다.
“마이라, 안 돼!”

찌익—!
늑대가 스쳐 지나간 순간 날카로운 발톱이 루크의 등을 깊게 파고들었다. 그의 옷이 발톱 선을 남기면서 찢겼고 붉은 피가 서서히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아울~~!”
늑대가 포효하며 위세를 떨었다.

나는 피를 흘리는 루크의 모습에 온몸이 떨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공포와 죄책감이 한꺼번에 밀려와 입조차 떨어지지 않았다.

“마이라…”
루크는 피를 흘리면서도 나를 향해 말했다.
“어서… 도망쳐야 해… 빨리…”

늑대 두 마리가 기선을 제압했다는 듯 천천히 우리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낮은 으르렁거림이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루크를 안은 채, 몸이 굳어버려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두려움에 눈을 질끈 감았다.
‘끝이야…’

그때,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빛이 눈앞에 스쳤다.
무지갯빛 가루가 어둠 속에서 흩어지더니, 사선으로 내리친 빛의 참격이 늑대 한 마리를 단숨에 베어 쓰러뜨렸다.

곧이어 또 한 번 지팡이 끝에서 터져 나온 무지갯빛 섬광이 숲을 가르며 두 번째 늑대를 쓰러뜨렸다.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아빠…!”
칼렙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손에 쥔 오크목 지팡이가 무지갯빛으로 찬란하게 타올랐고, 그 빛에 칼렙의 강인한 얼굴이 더욱 날카롭게 빛났다.

마지막 늑대는 위압감에 뒷걸음질치더니, 머리를 돌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아직도 떨리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때 아버지가 다급히 다가와 쓰러져 있는 루크를 안아 들었다.
“마이라, 루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중에 이야기하자.”

칼렙은 루크를 안아 들고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나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사실대로 털어놓았지만, 엄마나 아빠는 나를 크게 꾸짖지 않으셨다. 대신, 두 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어두운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루크를 바라보셨다.

루크는 고급 회복 포션 덕분에 큰 위기를 넘겼지만, 여전히 깨어나지 못했다. 나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오빠가 나 때문에 다쳤어.”

그런 오빠가 마지막까지 자신을 걱정했다는 게 더 미칠 것 같았다.

“내가 잘못된 걸까? 아니야. 오빠가 강해지기를 바랐던 마음은 진심이었어. 하지만… 이렇게 되다니.”
“오빠는 나를 찾으려고 하루 종일 숲을 헤맸던 거야. 나를 두고 돌아올 수 없었던 거겠지.”
“그런데 나는…”
“그렇게 겁 많은 오빠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오빠가 자신을 감싸며 부상을 입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밤새도록 오빠의 얼굴을 떠올렸다.

'다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할 거야.'
‘내가 더 강해진다면, 오빠는 다치지 않아도 돼. 겁쟁이라도 괜찮아. 내가 다 지켜줄 거야.’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프롤로그 속 장면 2: 루크는 내가 지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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